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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나가사키에서 만난 오뎅바.

지난달에 나가사키를 다녀왔다.

일본을 그렇게 들락거렸었는데, 나가사키에 가본 건 처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쿠오카에 '온 김에' 나가사키도 들르는 모양인데,

나는 나가사키에만 있어보았다.


그동안의 나에게 나가사키는 원폭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던 그런 도시.


도쿄나 오사카, 심지어 후쿠오카와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볼것도, 쇼핑거리도 떨어지는 곳이었지만

어떤 도시보다 더 기억에 남는게 많았던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먹은 먹거리며, 만난 사람들, 현장의 소리, 작은 가게들...

바쁘고,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던 나에겐

오랜만에 느껴본 여유로움이었다.


그중에 들렀던 곳이 '모모와카' 라는 현지 오뎅바였다.

현지인처럼 오뎅바에 앉아 사케한잔 홀짝거리고 싶어서

(네이버나 블로그후기를 본 것도 아니고) 구글맵에서

대충 보이는 영어후기를 때려읽고 방문했던 곳이었다.





나가사키에는 '모모와카' 오뎅바가 2개 있는 모양인데,

내가 방문한 곳은 숙소였던 포르자호텔 근처의 으슥한 골목에 위치한 곳이었다.




훤칠한 젊은 남자주인이 혼자 반겨주었고, 사진처럼 다양한 오뎅들이 데워지고 있었다.


그 곳에 머무는 내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분 좋게 오뎅과 사케를 먹으며.


이 곳에 방문하는 한국인 손님들의 이야기,

한국과 일본의 운전대 위치가 다름에 따른 에피소드,

내가 한국에 살고있는 곳에 대한 이야기 등등

끊임없이 화제를 만들어주는 주인덕에 시간을 보내다가


함께 일하시는 아주머니(아마도 이 남자의 어머니일지도 모르겠다.)가 등장했다.

이 분이 등장전부터 그렇게 남자가 말했던 '한국 드라마 매니아'셨는데,

국내의 남자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한참했던 것 같다.


맛도 있었고, 즐거움도 컸던 그런 오뎅바.


다음날 일정을 소화하다가 뜬금없는 장소에서

우연히 마주친 오뎅바 아주머니가 너무나 반갑게 인사를 해주어서

언젠가 다시 나가사키에 오거든 이 곳에 '한국산 마스크팩'을 들고 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나가사키에 다시 가야할 이유가 생겼네.